《XXTOPIA: 미래에 대한 공상》

글/ 콜렉티브 OOA

2025.03.26


과거를 지나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흔적이 미래의 모습을 결정한다. 인간과 기술, 그리고 자연의 결합이 당연시된 현대의 인공적인 풍경에서 뻗어나갈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콜렉티브 오오에이 기획전 《XXTOPIA: 미래에 대한 공상》은 환경문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이다. 환경 위기와 그 극복이 주요한 아젠다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를 디스토피아적으로 예견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생태중심주의적 관점에 입각하여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를 넘나드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참여작가 김한비, 신디하, 천예지는 자유로운 상상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환경위기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들은 자연의 적응력을 경시하지 않고 기후 위기로 변화한 생태계에서도 결연히 살아가는 생명력을 이야기하며, 인간-비인간의 공생 관계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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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에서 수확되는 교집합

천예지는 영상, 회화, 조각 등 매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과 비인간 생물을 다루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세계를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다. 이번 전시는 천예지의 구작과 신작을 함께 배치해 이전부터 설정해 왔던 오먼트(O-ment) 세계관을 확장하고 그 만의 조형적 지형을 구체화한다. 인간, 동물, 세포와 같은 유기체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오먼트는 작가가 구축한 지구와 유사한 행성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World : Submerged>(2025) 에서는 해양 도시를 배경으로 오먼트의 삶이 펼쳐진다.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긴 환경에서 오 먼트와 행성의 식물은 혼돈을 경험하지만, 새로운 조건에 적합하도록 진화해 나간다. 긴 시간이 흐른 뒤에 해수면을 경계로 하늘과 바다에 특화된 생명체와 식물이 살게 되고 두 생태계가 병존하며 균형과 질서를 갖추게 된다. 이러한 오먼트의 행성은 <X-Nova>(2025)와 <Evolve>(2025) 와 같은 작업을 통해 다양한 시점으로 시각화되어 인간 바깥의 세계에 접근하도록 허락하고, 자율적인 생명체들이 상호작용하며 진화한 형상을 제시한다. 회화, 영상 작업 주변에 배치된 <O-ment>(2024)는 오먼트를 실제 크기로 구현하어 가상의 공간에서 실재의 영역으로 소환한다. 전시장 바닥 위에 위치한 오먼트 조각과 모니터에 연출된 오먼트의 생활상은 중첩되어 마치 이들이 실존하는 것과 같은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천예지는 단순한 공상적 상상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과 접촉된 가능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작업은 가상의 공간과 서사를 상정하고 있지만, 미래에 심화될 지구의 환경문제를 고찰하는 의도를 지닌 것이다. 인간과 유사한 환경위기에 직면한 오먼트 생태계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서로 무관해 보이는 인간과 타종족 개체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유도한다. 이는 인간이 처한 현실을 관망하게 함으로써 미래에 도래할 기후변화를 비인간 의 시점으로 접근하게 하고, 나아가 시공간을 초월한 생명체에 대한 공감과 생태주의적 감수성을 전면화한다.





환경 문제에 깔린 인간중심적인 관점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XXTOPIA: 미래에 대한 공상》전은 도래할 미래를 일방적으로 ‘디스토피아’ 혹은 ‘유토피아’로 규정하지 않고, 열린 공상을 통해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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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천예지는 다변화된 생태계에 적응해 나가는 미지의 생명체를 표현 함으로써 인류에게 다가올 기후위기를 성찰하도록 허락한다. 이처럼 세 작가는 ‘XXTOPIA’를 각 자의 경험과 공상으로 채움으로써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그리고 우리가 맞이해 야 할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미래가 하나의 정해진 답으로 규정될 수 없 는 만큼, 여전히 ‘XX’에 채워질 명확한 답은 없다. 그렇기에 미래에 대한 물음은 이제 우리 모두 에게 던져진다. “당신이라면 ‘XXTOPIA’를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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